나부터 벗어야지

본인은 양력으로 1981년 8월 7일 12시 55분 출생이다.
年, 月, 日, 時에서 각 두 글자씩 천간과 지지로 이루어진 기둥이 존재하는데 이 여덟 글자를 배열해 놓은 것을 사주명식이라 한다. 참고로 이 여덟 글자는 만세력이라는 책을 보면 알수 있다.
본인의 명식은 다음과 같다.

丙丁乙辛
午巳未酉

신유(辛酉)는 태어난 해이다.
을미(乙未)는 태어난 달이다.
정사(丁巳)는 태어난 날이다.
병오(丙午)는 태어난 시간이다.

丁巳에서 丁(火)를 일간(日干)이라 하여 자신으로 본다.
일단 일간의 강약을 살펴보면
未月에 태어난 정화이고 월간 인성(印星)에 일지(日支), 시주(時柱)가 비겁(比劫)으로 일간이 강한 사주라 하겠다.
더구나 지지에는 巳午未 방합(方合)이 되고 암장(暗藏)된 관성(官星)조차 없으니 매우 강력하다.
강한 일간은 설(洩 :기운이 빼버림) 하거나 극(克 :힘을 못 쓰게 만듬) 하여야 하겠는데 앞서 말했듯이 극하는 관성이 없으니 설하는 곳을 찾아야 하겠다. 그런데 다행히도 설하는 未(土)가 있고 그 기운이 辛酉(金)에 까지 흘러가니 이 사주는 식신(食神)이 일간을 설하고 재성(財星)을 생하는 구조라 하겠다. 즉, 식신생재격(食神生財格)이다.
이 말은 곧 식신이 용신(用神 :가장 필요로 하는 오행, 만나면 대체로 좋다)이 되고 재성은 희신(喜神 :용신 다음으로 좋다고 본다. 여기서는 재성 金이 인성 木을 극하는 차원에서 희신으로 봄)이 된다. 따라서 기신(忌神 :기피하고 꺼리는 오행)은 木, 구신(仇神 :기신과 비슷, 기신을 生하거나 희신을 克하는 것들)은 火가 되겠다. 水는 한신(閑神)이라 하는데 이는 상황에 따라 좋고 나쁨이 달라진다.

이 사주는 식신생재의 흐름이 확실해서 좋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설하는 식상(食傷)이 하필이면 未土라는 것이다. 未土는 건조한 조토(燥土)이므로 불을 설하고 금을 생하는 역량이 조금 떨어진다. 이 미토가 축토(丑土)이거나 진토(辰土)였더라면 사주의 격, 즉 등급이 매우 높은 좋은 사주였겠다. 그래도 술토(戌土)가 아닌것을 다행으로 알자. 어찌 좋은 것만 있을 수 있겠는가?

간단하게 사주의 모양새를 살폈다. 여기까지는 재미 없었으리라 짐작한다. 그럼 여러분들이 궁굼했을 부분으로 넘어가 보자.
성격은 한마디로 불 같다. 또 소고집이다. 일주가 火 아닌가. 월지 식신이 있으니 비상한 머리로 궁리 잘해서 실속도 차리겠다.(生財하므로)
부인은 재성이 되겠는데 희용신 이므로 협조력이 우수하고 품질(?)도 양호한 편이다. 혹 년주 위 아래가 편재여서 바람이나 피우지 않겠느냐 묻고 싶겠지만 편재는 부친이나 재물 정도로 보고 부인은 일지에 암장된 정재로 보자. 부인과는 친구같이 격없는 사이가 되겠다.

다음으로 재물운을 살펴보자. 식신생재는 운만 잘 타면 열에 여덟 아홉은 부자사주다. 본인의 사주도 식신생재이고 재성 또한 약하지 않으니 좋은 운을 기대해 본다. 본인이 대충 설명하는 것 같지만 이는 이 사주가 깨끗한 편이어서 복잡하게 설명할 꺼리가 없기 때문이다.

직업을 보자면 관성이 없어(심지어 암장된 관성도 없다) 직장생활은 권할만하지 않다. 차라리 식신생재이니 비상한 머리를 굴려서 장사나 사업을 하면 좋겠다. 재성 또한 편재이니 큰 돈이 아니면 처다도 안볼 분위기다.

지금 말하고 있는 배우자니, 재물이니, 직업같은 부분은 본인의 공부 경험이 짧고 임상을 해본적도 없어 장담키는 어렵고 다만 공부하며 깨닫고 이해한 바를 응용해 전달하는 것임을 고백한다. 그냥 백면서생이 하는 말 정도로 여겨주면 고맙겠다. 그렇다고 너무 가볍게 생각해서 초보 명리학자의 자부심만은 꺾지 않기를 부탁한다.

이번에는 대운(大運)이란 것을 살펴보겠다.
대운은 흔히 도로에 비유하곤 한다. 사주가 자동차라면 대운은 자동차가 달려가는 길이다. 앞서 살펴본 것은 사주의 격, 즉 자동차의 상태를 점검한 것이고 이제는 대운, 즉 자동차가 달려가야할 길을 살펴보자는 말이다.
본인의 대운은 10이다. 이 숫자의 의미는 본인이 소서(小暑 :24절기 중 소서를 말하는 것임)가 지나고 약 30일 이후에 태어났으므로 이를 3으로 나누어 10이라는 숫자가 나온 것이다. 어쨌든 본인의 대운을 적어보겠다.

80 70 60 50 40 30 20 10 0
丁戊己庚辛壬癸甲乙
亥子丑寅卯辰巳午未

일단 10대는 갑목(甲木) 오화(午火)이다. 즉 갑목은 불에 불길을 더하는 기신이고 오화도 巳午未 방합에 불을 더하는 격이된다. 한마디로 별로 좋지 않은 시기였다. 그러나 이렇게 어린 시절에는 본인의 운보다는 부모 같이 보살피는 사람의 운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어려서는 독자적인 판단을 할 일도 없고 또 자기 생각대로 할 수 있는 여건도 안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려서 운이 좋으면 공부를 잘 하거나 부잣집에서 성장한다고 하는데 본인이 직접 확인할 길은 없다.
본인의 기억에 이 시기에는 특별히 어렵다고 느낀적이 없었는데 아마도 부모님의 운이 그나마 좋았던 모양이다. 그리고 자동차가 쓸만하면 길이 험해도 웬만큼 달릴 수 있듯이 사주 자체가 제법 괜찮아서 안좋은 운에서도 큰 영향이 없었던 것 같다.

20대 중반까지는 계수(癸水) 운인데 천간에 계수가 乙木을 생하니 과연 어떠할까? 음... 더운 사주에 계수로 비가 내리니 좋다고 해도 될까? 잘 모르겠다.
이제는 막 巳火 운으로 접어드는 시기인데 아까 말했듯이 사화도 오화처럼 사오미 방합에 불길을 더한다. 별로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20대 후반에 세운이 戊子, 己丑으로 자오충, 축미충이 되기는 하지만 용신운이고 충이 방합을 깨는 것도 제법 볼만하다.
30대가 좋은데 壬水, 辰土는 아주 쓸만한 운이다. 진토 운에서는 식신생재의 묘미가 제대로 발휘될 것으로 기대된다.
40대 辛卯 운에서는 희용신과 기신이 동시에 들어온다. 이 경우는 개두(蓋頭)됐다고 한다. 신금은 천간의 丙火와 合이되어 기반되는데 신금 입장에서는 좋은 기운이 묶인다. 40대 중반부터 卯木 운에서는 묘미합으로 목 기운이 세지니 어떻겠는가? 또한 묘목은 기신이 아니던가.
50대도 크게는 비슷하다. 60대부터는 용신이 들어오니 좋다.
허나 이렇게 멀리 내다본들 지금에서 무슨 의미가 있으랴.
이쯤하도록 하겠다.

지금까지 본인의 사주를 풀이해 보았는데 앞서 설명한 것들 이외에도 많은 가능성들이 있으나 잔가지일 뿐이라고 판단하고 생략했다. 본인은 이 사주를 정말 수도없이 보고 또 보았는데 새로운 것을 공부할 때마다 다시 풀어보면 또 새롭게 느껴진다. 사주라는게 원래 그런가보다. 낭월스님께서 말씀하시길 사주는 하다못해 풀이하는 시간과 장소에 따라서도 달리 보인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가보다.

2006년 어느 여름날